담임목사 주일 설교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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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설교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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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정일 07.25 05:16  
베데스다는 ‘자비의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름과 정반대로 저마다 자기 욕망을 채우려고 무한경쟁을 하는 곳입니다. 그곳에 모인 병자들은 헛된 꿈을 꾸며 절대로 얻지 못할 것을 불가능한 방법을 통해서 얻으려고 세상을 원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들어가야 한다면, 가장 덜 아픈 사람이 가장 빠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 중에 38년된 병자가 있습니다. 왜 하필 예수님께서는 38년된 병자를 찾아가셨을까? 이스라엘이 광야를 헤맨 기간이 38년이었던 것(신명기 2:14)을 생각해 보면, 38년된 병자는 이스라엘을 상징하면서, 동시에 광야같은 세상을 헤매는 저와 여러분을 예표하는 것 같습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물어보나마나한 질문인 것 같지만, 정말 낫고자 한다면 예수님 말씀대로 “일어나서 그 자리를 떠나야” 합니다. 그러나 38년된 병자가 일어나서 갈 곳이 어디에 있었을까요?

38년된 병자가 일어났다고 한들, 세상에서 제대로 생존할 수 있었겠습니까?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그는 베데스다 연못 바로 근처에 있었던 성전을 떠날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성전 언저리를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식일”로 표상되어지는 당시의 성전은 결코 그에게 “안식”을 줄 수 없었습니다.

약자를 사랑하는 안식일이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약자를 더 괴롭히는 규칙만 가득한 안식일이었을 뿐입니다. 무한경쟁의 세상에서 사람들은 쉴 곳이 없습니다. 절망만 가득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성전이 안식할 곳이 되어야 하는데, 성전조차도 베데스다와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갈 곳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정말로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은 지금 내게 닥쳐온 나의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꾸역꾸역 머물고 있는 심판의 자리에서 생명의 길, 구원의 길, 진리의 길을 걷게 해서 영생을 누리고, 축복을 누리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버리고 떠나야할 죄의 길을 보여주시고, 그 죄의 길을 떠나라 명하십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은 이전보다 더 나빠질 것입니다. 그러나 죄를 떠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갈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죄를 떠나는 것을 넘어서 주님께 붙어 주님을 따라가는 것이 내가 가야할, 진정한 쉼이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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