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가 전하는 목회편지
홈 > 말씀과훈련 > 목회편지
목회편지

(499) 하마터면 제 아내와 결혼을 못할 뻔 했습니다!!

석정일 0 10

a6bdba6c58fc83ac447f115bb72d4c66_1790253365_2577.jpg
a6bdba6c58fc83ac447f115bb72d4c66_1790253371_9276.jpg
a6bdba6c58fc83ac447f115bb72d4c66_1790253378_5996.jpg
a6bdba6c58fc83ac447f115bb72d4c66_1790253394_7493.jpg
a6bdba6c58fc83ac447f115bb72d4c66_1790253411_3117.jpg
배가 나와서 안돼~~~


저희 부부는 이번 추석 연휴에 경남 산청의 예심요양원(원장: 이맑음 목사)에 모신 장모님을 다시 한번 찾아뵌 후, 호주 출국길에 올랐습니다.

 

사실 추석을 앞두고 장모님을 요양원에 모시게 되어 마음이 참 편치 않았습니다. 장모님을 위한 최선의 환경이라는 확신이 들어 산청으로 향하면서도, 내심 마치 고려장을 지내러 가는 것만 같은 쓸쓸하고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곁에서 보는 저도 이렇게 마음이 무거운데, 딸인 아내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싶습니다. 며칠 동안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설치는 모습이 참 안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몇일만에 찾아뵌 장모님은 제 생각보다 훨씬 더 잘 적응하며 지내고 계셨습니다. 환하게 웃으시는 얼굴로 요양원 선생님, 그리고 어느 할머니 한 분과 중간 거실에 함께 앉아 계셨습니다. 처음에는 그 어르신이 새로 입소하신 분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봉사하러 오신 분이었습니다.

 

올해 일흔아홉이신 그 어르신은 당신의 어머니께서 예심요양원에 10년간 계시다 지난해 99세로 천국에 가셨고, 올케의 어머니 역시 지금 이곳에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자주 찾아오시다가, 가족처럼 따뜻한 이곳이 좋아 봉사도 할 겸 더 자주 들르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어르신과의 대화를 나누며 예심요양원에 대한 신뢰가 한층 깊어졌고, 저희 부부의 마음도 더 편안해졌습니다. 쾌적한 자연환경에, 이런 따뜻한 분들이 섬기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부모님을 모셔도 되지 않겠습니까?

 

평상시 늘 가보고 싶어 하셨던 거제도가 산청에서 그렇게 멀지 않아서 모시고 외출을 했는데, 도로 표지판의 동네 이름을 기억하기도 하시고 동네 식당의 갈치조림을 맛있게 드셔서 감사했지만 특별한 반응은 없으셨는데, 오히려 예심 요양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잠간 들른 진주성에서 어린아이들을 위한 조형물을 보며 너무 즐거워하셨습니다.

 

치매는 사람을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아무런 꾸밈없이 솔직하게, 오직 영원한 ‘현재’만을 사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눈앞에 사람이 보이면 반갑고, 보이지 않으면 갑자기 사라졌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입니다. 휠체어를 뒤에서 밀어드릴 때도 제가 어디로 갔는지 두리번거리며 찾으시다가, 얼굴이 보이면 그제야 “아, 여기 있었구나!” 하기를 반복하십니다.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요양원에 모신 다음 날, 요양원 식당에서 장모님이 아내를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더니 “너는 언제 결혼할 거냐?” 하고 물으시는 겁니다. 아내가 웃으며 “석 목사랑 이미 결혼했잖아요” 하고 종이에 글을 써서 보여드렸더니, 장모님이 저를 슬쩍 훑어보시고는 “배가 나와서 안 돼!” 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 한마디에 다 함께 한바탕 웃으며 가슴 한구석의 우울함을 날려버릴 수 있었습니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다운가족 여러분께서는 10월 말에 있을 목세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실 텐데요. 저는 그동안 호주와 뉴질랜드에 머물며 누님 가족도 만나고, 네 곳의 교회에서 부흥회도 인도하고, 말씀도 전하고, 생명의삶 교수법 세미나도 섬길 예정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와 여러분을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신약교회를 회복하는 일에 이처럼 사용해 주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각자 하나님께서 불러주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섬기다가, 10월 말 기쁜 마음으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다운가족 여러분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석목사 올림>

0 Comments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