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 목장 식탁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저의 딸 민애와 사위는 시온영락교회의 중고등학생들과 영어권 청장년으로 구성된 River Tree를 섬기는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청장년들은 다섯개의 목장을 이루고 있는데, 그 중의 한 목장은 딸과 사위가 목자/목녀로도 섬기고 있고, 거기다 민애는 중고등부 담당교역자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민애가 출산을 했음에도 목장식구들이 돌아가면서 목장을 호스팅 하며 목장 모임을 쉬지 않고 지속하는 것이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는 사위와 여섯 명의 목자 목녀들이 영어권 목자컨퍼런스에 참석하게 되면서, 둘째를 출산한 지 8주 정도 된 민애가 두 목장을 연합해서 인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목장 식구들이 한 가지씩 음식을 준비해와서 목장을 하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숫자가 많아서 그런지 선뜻 메인 요리를 준비하겠다는 사람이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돼지고기 훈제 바비큐를 준비해 주기로 했습니다.
금요일 아침 일찍 15파운드(7 Kg정도)짜리 덩어리 고기를 사서 씨즈닝을 하고 숙성을 시킨 후, 목장 모임 2시간 30분 전에 탄에 불을 피우고 두 번에 나눠 훈제 로스팅을 했는데, 사실 맛어 어떨까 조마조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런데 거의 남김없이 맛있게 먹는 모습에 행복하고 뿌듯하고 감사했고, River Tree의 총목자 모임에는 브리스킷(양지살) 훈제 바비큐를 해보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생각보다 더 많이 모여서 스물일곱명이나 되는식구들이 함께 하는 성대한 파티가 되었고, 시끌벅적하게 먹고 마시고 게임하면서 놀다가, 세 그룹으로 나누어 나눔과 기도의 시간을 가진 후 목장 모임이 마무리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수고하면 백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이 생각납니다.
음식을 준비하고 또 뒷 정리를 하는 것이 기쁘고 보람된 일이었지만, 그러나 비용도 적지 않게 들었고 또 저도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몸도 피곤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교회 하나가 세워지고, 목장 하나가 세워지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희생의 섬김이 담겨왔는지를 새삼 기억하며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베스도 총독이 재판정에서 바울에게 “네가 미쳤구나!!”하고 소리를 질렀는데, 교회 하나가 세워지고 목장하나가 세워지고 한 영혼이 구원받는 데는 이런 “미친”것처럼 보이는 희생과 섬김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바비큐 그릴 앞에서 많은 목자 목녀님들의 얼굴이 제 마음속에 스쳐지나갔습니다. 어느 한 분 감사하지 않은 분들이 없지만, 특별히 유민, 지혜, 누리 우리 싱글 초원의 세 목녀님 생각이 났습니다. 민애처럼 갓난쟁이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그 긴 세월을 목녀로서 섬기신 시간들이 더 실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지속적인 섬김은 다른데서는 결코 나올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오직 온 천하보다 더 귀한 한 영혼의 구원이라는 초점과 보람이 있을 때만, 천국에서 갚아 주실 주님에 대한 기대와 소망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 같습니다. 누구나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이토록 가치있는 일에 인생을 걸 수 있어서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