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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편지

(487) 타코벨, 캔티나(Taco Bell Cantina)

석정일 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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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온 지 한 달 만에 나들이 겸 바다 구경을 했습니다.

미국에 온 지 한 달 하고도 이틀이 지났습니다. 지금까지는 문자 그대로 딸 네 집을 떠나지 않고, 산후조리를 도우며 거의 집안일만 하며 지냈습니다. 손주 로희와 로완이를 돌보는 일 외에도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지난 목회 편지에서 말씀드린 대로 딸 네가 이기준 목사님과 집을 바꾸는 특별한 이사를 했는데, 시온영락교회의 사택이 매우 낡은 건물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손 보고 도와줄 일도 정말 많았습니다.

이제서야 드디어 시간적 여유가 조금 생겼고, 마침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로희의 어린이집도 방학을 했습니다. 덕분에 로희에게 바다 구경도 시켜줄 겸, 어제 한나절 동안 바닷가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산호세에서 4~50분만 운전하면 갈 수 있는 멋진 해변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미국에 올 때마다 꼭 한 번씩 들르는 곳이 바로 퍼시피카 해변의 '타코벨 캔티나'입니다. 주차하기도 좋고 해변에 바로 붙어 있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간단히 식사하며 바다를 즐기기에 제격인 곳입니다.

어제도 로희와 함께 바로 그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를 하다가, 아내가 주문해 온 타코벨 음식으로 야외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음식을 먹는 동안 작은 새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옆에 앉아 우리를 빤히 쳐다보며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아내는 새들이 가까이 오는 것을 싫어해서 절대로 음식을 주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애써 못 본 척 외면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끝까지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버티고 앉아 중간중간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마치 "나 여기 있어요. 조금만 나눠 주세요!", "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다니까요? 끝까지 못 본 척하실 겁니까?"라고 말이라도 하듯 꿋꿋하게 우리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렇게 끝까지 우리를 빤히 쳐다보며 간간이 소리까지 내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미안한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결국 아내 몰래 로희가 남긴 프렌치프라이 하나를 던져 주었더니, 그제야 그것을 콕 물고 휙 날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 모습을 보며 누가복음 18장에 나오는 "불의한 재판관과 끈질긴 과부"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의 말씀이 마음속에 스쳐 지나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때에 저에게서 정말 보고 싶어 하시는 믿음은 과연 어떤 믿음일까? 그 질문이 제 마음에서 떠나지 않습니다.<석목사 올림>

누가복음 18장 

1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늘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비유를 하나 말씀하셨다.

2   "어느 고을에, 하나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3   그 고을에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그 재판관에게 줄곧 찾아가서, '내 적대자에게서 내 권리를 찾아 주십시오' 하고 졸랐다.

4   그 재판관은 한동안 들어주려고 하지 않다가, 얼마 뒤에 이렇게 혼자 말하였다. '내가 정말 하나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지만,

5   이 과부가 나를 이렇게 귀찮게 하니, 그의 권리를 찾아 주어야 하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가 자꾸만 찾아와서 나를 못 견디게 할 것이다.'"

6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는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귀담아 들어라.

7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밤낮으로 부르짖는, 택하신 백성의 권리를 찾아주시지 않으시고, 모른 체하고 오래 그들을 내버려 두시겠느냐?

8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나님께서는 얼른 그들의 권리를 찾아 주실 것이다. 그러나 인자가 올 때에,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 볼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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