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4) 아주 특별한 이사를 했습니다.
지난 주간에 저는 아주 특별한 이사를 했습니다. 시온영락교회를 담임하시는 이기준 목사님이 2층의 좁은 사택으로 올라가고, 영어부와 중고등부를 섬기는 사위 부부가 1층 넓은 집으로 내려오는, 집을 맞바꾸는 이사입니다.
교회 사택에서 담임목사가 좁고 불편한 집을 사용하고, 부교역자가 넓고 편한 집을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이기준 목사님이 먼저 이런 제안을 해 주셨을 때 사위와 딸이 미안한 마음에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도 이런 이사를 상상조차 해 본 적도 없었지만, 이기준 목사님께서 먼저 제안을 해 주셨기에 염치불구하고 딸과 사위를 설득해서 이사를 하게 했습니다. 사택 마당에서 2층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이 좀 가파르고 위험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월에 방문했을 때, 로희의 안전에 대한 염려로 계단의 2층 입구에 안전 게이트를 설치해 주었지만, 여러모로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이제 둘째 손주까지 생기다 보니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습니다.
제가 할아버지가 되다 보니 안전 염려증이 심해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희민이가 지금 로희 정도 되었을 때 2층 난간에서 바닥으로 뚝 떨어졌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그때의 충격이 무의식 중에 작동하고 있어서 염려가 더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기준 목사님께서 이런 제안을 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 마음인지요.
사실 1층 사택은 제가 다운교회로 부임하기 전에, 시온영락교회의 담임목사로서 6년이나 살았던 집입니다. 그리고 그때 이기준 목사님은 부교역자님으로써 2층에 살고 있었습니다.
저희 부부가 다운교회로 부임하고, 이기준 목사님이 시온영락교회를 담임하게 되면서 이기준 목사님이 1층으로, 그리고 그때 중고등부를 지도하며 여러 역할로 시온영락교회를 섬기던 딸과 아들이 2층으로 집을 바꾸어 이사를 한 후, 9년의 세월이 흐른 것입니다.
이전에 살았던 그 집, 그 공간으로 다시 이사를 하면서 잊고 지냈던 시시콜콜한 추억들이 새록새록 다시 떠오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런 축복을 누리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이런 일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것,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기는 가정교회의 정신이 우리 서로에게 흐르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가정교회 정신으로 목회할 수 있도록 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멋진 네트워크까지 만들어 주신 최영기 목사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경준 목사님도, 저도, 이기준 목사님도 같은 정신 같은 목표로 목회를 하고 있기에, 다운교회에는 원로 목사님이신 이경준 목사님께서 계셔서 저는 더 편안한 마음으로 안식년을 보낼 수 있고, 시온영락교회에서도 전임 담임목사가 사택의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며 함께 교회 생활을 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고, 자연스럽기까지 하니 말입니다.
사실 이런 모습이 일반적인 교회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이상한 일이지만, 실제로는 어느 교회에서나 자연스럽게 일어나야할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이 아닐까요?
우리가 목장을 하고, 가정교회 세미나를 통해 형제 교회를 섬기는 것이 작은 일처럼 보여도, 결코 작은 일이 아니라 교회를 정말 교회답게 하는 제2의 종교개혁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귀한 일에 함께 동역하시는 다운가족 여러분들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