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2) 교회 오는 길에 보이는 잡초 하나도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지난 6월 5일 심장 엑스레이, 심장 초음파, 심장 씨티 촬영을 마치고, 성령님 강림 주일을 지낸 후 월요일(6/9)에 바로, 검사 결과도 확인하고 치료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검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심장에 큰 혈관이 세 개가 있는 데, 그 중의 하나는 완전히 막힌 상태이고 다른 하나도 상태가 좋지 않다고 즉시 심장 혈관 조영술을 시도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느 정도 심각한 상태인 지 물었더니, 저와 같은 상태일 경우 10명 중 3명 정도는 잠자는 중에 세상을 떠날 수 있는 상태며, 스탠트 시술을 시도하고 안되면 개흉 수술을 해야만 하는 두 가지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태라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본인의 화요일 수술 일정이 너무 많다고 수요일 이후로 일정을 잡자고 하셨는데, 수요일 로희가 한국에 올 예정이어서 로희를 만나고 싶은 욕심에 목요일로 일정을 잡고 진료실을 나왔습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이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고 시술실에 자리가 있으면, 당장에 조영술 시술을 할 수 있겠는지 물어보셨습니다. 긴급한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금식을 하고 병원에 간 상태였고, 또 마침 시술실 상황도 허락이 되었고, 시술 후 하루만 입원하면 퇴원이 가능하다 하시고, 저 또한 여러가지 일정 상 빠를 수록 좋다는 생각에 즉시 조영술 시술에 들어갔습니다.
워낙 상황이 빠르게 전개되었고 심장 혈관 조영술은 전신 마취를 하지 않고 부분 마취만 하였기 때문에 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는데, 시술이 진행되는 동안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의료진들의 긴박한 대화를 들으면서, 이것이 상당히 심각할 수 있는 시술이며, 의료적인 필요 때문에 전신 마취를 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심장 혈관 상태가 매우 좋지 못하고 그래서 상황 판단을 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들으면서,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은혜로 저를 지켜 주셨다는 것에 감사하며 하나님께서 의료진에게 최선의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기도하면서도 마음의 평화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아서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몸은 다시는 시술을 받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다만 언제 마지막 인사가 될지 모르는 인생을 살고 있는데, 아내와 아이들에게 평상시에 더 자주 사랑한다는 말, 고맙다는 말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과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과의 만남에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수실이나 시술에 들어갈 때, 의료진들이 순간 순간 어떻게 상황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시술대 위에서 직접 경험하면서, 수술/시술 환자들을 위해서 기도할 때 더욱 더 간절히 기도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시술 후에야 중환자실에서 24시간 머물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심장에 손을 대는 시술이기 때문에 심근 경색이 일어날 수 있어서 관련된 수치(크레아틴 활성효소)를 지속적으로 체크를 해서 그 수치가 떨어져야 퇴원을 할 수 있는데, 시술 과정이 힘들었던지 시술하는 과정에 8~9배로 올라갔던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12시간이 지나도 오히려 두 배로 더 올라가서(평상시의 16배 정도), 수치가 떨어질 때까지 입원을 연장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공항에 마중 나가 로희를 만나고 싶은 욕심에, 무리하지 않고, 약 잘 먹고, 조금이라도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즉시 병원으로 달려오겠다고 약속을 하며 부탁에 부탁을 드려서 화요일 오후 겨우 퇴원 허락을 받았습니다. 화요일 밤 집에서 충분히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수요일 아침 교회로 나오는 길에 보이는 잡초 하나 하나도 경이롭게 느껴져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수요 낮 예배도 행복하게 잘 섬겼고, 로희도 마중 나가 만났고, 수요 저녁 예배도 드리고, 목요 새벽 예배도 행복하게 섬겼고, 로희와 행복한 시간을 즐기고 누리고 있습니다. 이런 은총과 은혜를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 감사드립니다.
과거에도 수술과 회복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런 고통스러운 과정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건강 관리에 힘써야 겠다는 생각을 절실하게 했었는데, 이번에 또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과식하지 않고 배고픈 것을 즐겨보며, 하루에 적어도 한 번은 땀을 흘리도록 몸을 움직이겠다 결심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런 고통스러운 시간을 통과하고서도 음식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저는, 정말로 십자가의 은혜가 절실하게 필요한 의지박약의 죄인입니다. 다운 가족 여러분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다운 가족 가운데 육신의 질병, 마음의 질병으로 고통 당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서 더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다운가족 여러분 모두가 이 땅에 사는 동안 건강하게 지내시다 행복하게 천국에 이를 수 있도록 은혜 베푸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성령님의 치유의 능력은 우리 서로의 기도와 손길을 통해서 흘러갑니다. 성령님께서 형제의 통증에 안타까운 마음을 주실 때마다 주저하지 말고 찾아가 서로를 위한 성령님의 치유와 회복이 통로가 되어보십시다. 다운가족 여러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석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