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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 사랑방

가을의 편지-M국 정소자

다운교회 0 1487
우리의 대장 되신 그 분의 이름으로 문안 인사드립니다. 저희 가족이 이 곳 땅을 밟은 지 벌써 2년하고 4달을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기도와 후원을 통해 지금의 이 시간들을 갖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소속 상사의 총회가 있어서 온 가족이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만난 여러 동료들의 사업 이야기를 들으면서 척박한 곳이 이곳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훨씬 어렵고, 척박한 곳에서 말없이 묵묵히 자신들의 소명을 감당하는 수많은 동료들이 있다는 사실에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그간에 있었던 몇 가지 소식을 나누면서 동역의 끈을 한 겹 더 견고히 하고자 합니다. 먼저 저는 UKM이라는 대학에서 5단계 코스를 수료하고 이어서 UM이라는 대학에서 자격증을 얻는 코스를 수강했고 은혜로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언어가 출중해 진 것은 아니지만 조금의 자신감은 갖게 되었습니다. 사업과 관련된 용어들을 구사하고 이해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향상과 진보가 있었습니다. 이젠 도심에서 혼자 사람을 만나 사업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에 있어서도 별 어려움이 없는 정도입니다. 사업의 내용과 방향을 확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사업을 시도해 보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지금까지 두 아이들을 돌보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사하게도 이젠 둘째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게 되어서 개인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미루어 왔던 여러 일들을 하나씩 진행해 나가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툰 운전이지만 많이 나아졌고, 현지어도 본격적으로 배우려고 합니다. 이러한 배움의 과정을 통해서 회교도 여성들을 사귀고 친구를 삼는 것과 가정으로 초대해 교제할 수 있는 일들을 함으로 이 땅의 여성들을 섬기고 도우려고 합니다.
  큰 아이 다니엘은 현지 중국인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사교성이 좋아 여러 친구들과 잘 사귀는 편이고 언어도 꾸준히 발전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담임선생님과 중학교 진학에 대한 상담을 했습니다. 1년 배운 정도로는 실력이 늘었지만 현지 중국인 중학교에서는 수업을 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 하시며 영어 학교로 진학할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현재 영어 학교 한 곳에 신청을 하고 입학시험 날짜(11월 24일-25일)를 받아 놓고 시험을 기다리고 있지만 적잖은 근심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기도와 더불어 아이 스스로의 노력도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둘째 데이빗은 튼튼하고 명랑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9월 들어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잘 적응하는 편입니다. 아침에 엄마를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함이 있어 헤어질 때마다 웁니다. 점점 나아질 것을 기대합니다. 유치원에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 곳으로 돌아오는 즈음에 감기가 걸렸었는데 아직 기침을 합니다. 감기가 빨리 낫고 건강하게 유치원에 잘 적응을 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 동안 개인으로, 그리고 팀으로 여러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초기에는 손님들이 오신다면 심적인 부담이 있었는데 어느덧 지금은 기다려지고 오신 분들께 이 곳 사업을 소개하는 일이 매우 즐겁습니다. 물론 성과는 보이지 않고 가시적인 결실은 미비하지만 소망 가운데 기뻐할 날이 곧 도래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특별히 이곳을 다녀가신 분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이 곳에서의 사업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소식이 저희들의 마음을 흥분되게 합니다. 파송 상사의 청년들이 7월 말에 다녀갔습니다. 이들을 통해 우리 주님은 준비된 한 영혼을 만나게 하셨고 급기야 주님을 영접하는 놀라운 결실을 주셨습니다. 한 영혼이 온 천하보다 귀하다는 진리 앞에 아직은 계속해서 지켜봐야 하지만 한 영혼이 주님을 그 삶에 왕으로 초청한 사건은 빅뉴스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이 일은 앞으로의 사업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케 할 뿐만 아니라, 자신감과 담대함을 갖게 한 사건입니다. 계속해서 이 자매(J자매)가 양육되고 주의 좋은 군사로 훈련되도록 특별한 중보를 부탁드립니다.

  한국에서의 시간들을 나누고자 합니다. 한국에서의 3주간은 참으로 바쁜 시간들이었습니다. 1주간을 총회로 모였습니다. 여러 동료들과 그들의 사업을 소개 받으며 많은 도전을 받았고, 저녁마다 증거 된 말씀들을 통해 많은 격려를 받았습니다. 100% 알아들을 수 있는 모국어로 말씀을 듣게 된 것이 얼마나 큰 감동이었는지 모릅니다. 총회에서 논의된 모든 회의 내용들과 처리 방법들이 역시 그 분의 일꾼들답게 좋은 결과를 볼 수 있어서 참 감사했습니다. 남은 2주간은 주로 사람들을 만나 교제하며, 사업을 소개하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저희들을 격려하고 사랑해 주셨는지 아직도 벅찬 가슴을 가눌 길이 없습니다.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힘을 다해 후원해주신 분들, 좁은 거주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묵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분들,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음도 불구하고 찾아와 사랑을 나누어 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곳 저 곳에서 찾아오고, 또한 찾아가 만난 모든 만남들이 저희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자리하게 될 것입니다. 성경책 속에 끼워져 있던 저희들의 기도 책갈피, 사무실 게시판에 꽂혀있는 책갈피와 저희 가족사진, 이 모두가 뭉클한 것들이었습니다. 단 한 번 섬겼는데 기억하고 성대히 환영해 준 숭실대 학생들과, 따스한 가족의 품을 일깨워주었던 다운 상사의 가족들,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스런 분들입니다. 자신들의 사역에 바쁜데도 찾아와 격려해 준 동기들, 늘 기억하며 한 끼의 식사라도 먹이기를 원하셨던 분들, 작은 것이라고 하시며 살며시 내미신 그 사랑의 손길로 인해 저희의 가슴이 너무나 벅찼습니다. 부족한 저희를 초청해 준 해군 사관학교 교회의 친구 목사와 교우들의 사랑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뿐 아니라, 눈물 없이는 받을 수 없는 헌금을 한 형제의 가족과 출국 날 공항까지 와서 헌금과 격려를 해준 해군사관학교의 모 교수님을 떠 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에 도착했을 때부터 줄곧 필요들을 준비했다가 채워준 여러 형제들, 그리고 이랜드의  복지 재단과 몇몇 사업부, 클리닉, 미션 홈을 준비해 편안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준 한 형제, 이 모든 분들의 사랑과 우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곳은 다시 M국 입니다. 이 편지를 작성한 후 저는 시골 마을에 씨를 뿌리러 갈 것입니다. 이 씨 뿌림에 보이지 않는 동역자 여러분이 함께 한다는 사실에 지금부터 설레임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가족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1. 주님과 같은 마음으로 이 곳 회교도를 사랑하도록
2. 5명의 개종자를 주시도록
3. 씨 뿌리는 일을 묵묵히 감당하도록
4. 다니엘이 입학시험을 잘 준비하고 합격되도록
5. 데이빗이 유치원에 잘 적응하도록

2004년 이른 9월에 정소자, 샤론, 다니엘, 데이빗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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