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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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분들

다운교회 0 779
교회 이름 중에 “다운교회”라는 이름의 교회가 제가 알기로는 세 곳 있습니다. 하나는 대전에 있고 다른 하나는 울산 다운동에 있습니다. 우리는 “다운”이라는 이름의 영어표기를 “DOWN”으로 하면서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낮아지는”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DOWN”을 그저 낮아지는 것으로 생각하여 우리와 같이 표기하는 교회는 없을 줄로 알았습니다. 그런데 울산 다운동에 있는 다운교회는 우리보다 4년이나 일찍 개척이 되었는데 이미 “Down Community Church”라고 우리와 똑같이 영어표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교회에 위임을 받아 담임목사로 계신 목사님은, 몇 년 전에 제가 캐나다에서 만난 이후로 잘 알고 지내는 분이었습니다. 지난 목요일 저녁에는 그 교회의 초청을 받아 제직세미나를 인도하였습니다. 저녁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세미나를 인도했기 때문에 밤 11시 30분에 서울로 출발하는 심야우등버스를 타고 다음날 새벽기도회 시간에 맞춰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말이 심야이지, 아무리 자리를 뒤로 제치고 편하게 하여 잠을 깊이 자려고 해도 잠자리가 불편해서 잠을 깊이 잘 수가 없었습니다. 허리가 불편해서 깨면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고, 다리가 아파서 깨어보면 역시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새벽 4시 30분에 터미널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면서 큰 소리로 “감사합니다” 하며 버스 기사에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밤새도록 다섯 시간이나 달려온 기사에게 진정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돈을 벌자고 하는 일이긴 하지만, 밤새 운전을 해준 기사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버스에서 내려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깊이 잠을 자지 못하고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느라고 제대로 눈이 떠지지 않는 눈으로 택시 정류장으로 향했습니다. 택시 정류장에는 여러 대의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신나게 달려서 새벽기도회에 늦지 않도록 저를 실어다준 택시 기사가 또한 고마웠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고마운 마음이 들어 거스름돈도 챙기지 않고 내렸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고마운 분들이 많습니다. 건물을 경배해 주어서 우리로 편하게 밤새 쉴 수 있도록 해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거리를 청소해서 아침에 상쾌한 기분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물론 교대로 한다지만, 그래도 새벽에 나오려면 눈이 제대로 떠지지 않는 날이 많을 터인데 빠짐없이 우리를 편하게 옮겨주시는 운전기사들이 있습니다.

한집에 살고 있는 남편과 아내, 자녀들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서로 힘들다고 하며 갈등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럴 때 ‘만일 그들이 없었다면?’ 하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이 내 곁에 있는 것만 해도 고맙게 생각될 때가 많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자주 인용하는 성경구절이 있습니다.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잠언 14:4)입니다. 아이들이 없으면 방은 깨끗하겠지만, 지금 곳곳에 아기가 생기기를 위해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 보십시오. 남편과 아내 사이에 종종 갈등이 있어도 그 사람이 없어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편찮으신 남편을 일찍 떠나보낸 어느 부인이 그러시더군요. “그저 아파도 옆에 남편이 있는 게 좋지.”

범사에 감사하며 고마운 마음을 키워 가십시다.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뻐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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