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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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찾는 심정

다운교회 0 337
요즈음 아버님 어머님을 모시고 살면서 몇 가지 우리 집 문화가 바뀐 것이 있습니다. 집에서 TV 소리를 자주 듣게 된 것이죠. 덕분에 세상 사람들 사는 모습을 TV로 접할 기회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잘 보시는 프로는 오랫동안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나는 프로입니다. 정확하게 프로의 제목은 모르지만, 제가 본 내용들은 주로 자신들이 어릴 때 여러 사정으로 집을 나간 어머니를 찾는 내용이었습니다. 가장 어머니의 사랑을 받아야할 시기에 어머니의 사랑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모진 고생을 하며 자랐던 사람들. 그래도 어른이 되어서는 어머니의 심정을 이해하며 이제는 용서하는 마음으로, 그래도 어머니를 보고 싶은 마음으로 어머니를 다시 만나는 모습을 보며 매번 그들과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프로를 보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습니다. 우선 그런 아픈 경험 없이 이제까지 지내온 나 자신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습니다. 한편 분명히 우리 교회 안에도 비슷한 아픔들을 안고 살아온 분들이 계실 터인데, 그 상처가 교회 안에서 잘 치료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모양으로든지 마음에 상처가 전혀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래도 친부모의 사랑을 가까이서 느끼지 못하고 사신 분들의 아픔이 가장 컸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부디 서로 용서하는 마음으로 마음속 상처가 치유되시기를 주님 앞에 기도를 드립니다.

“예수님을 믿은 후에 가장 큰 변화가 무엇입니까?”라고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묻는다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대답이 무엇입니까? 저는 두 가지 대답이 우선 생각납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아들이 되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대답을 들으면, 좀 교리적인 대답이라는 느낌이 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대답입니다. 둘째는 마치 고아로 살다가 부모를 찾은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부모님을 잃어버렸던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때부터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사는가?’라는 질문을 간혹 스스로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무의미한 인생을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가로 고민을 했습니다. 제게서 들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중학생일 때 보았던 ‘빨간 마후라’라는 영화의 영향으로 공군사관학교에 들어가 파이로트가 되어 멋있게 날다가 장렬하게 인생을 끝내는 것이 제 구상이었습니다. 물론 예수님을 만나기 전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스무 살에 예수님을 만나고 이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부모님께서 먹고 입고 자는 문제는 해결해 주셨지만 제 인생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해 주지 못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후에 비로소 하나님께서 저를 만드셨고, 또한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저를 만드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저보다 저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 저에게 가장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인도해주실 수 있는 하나님을 만난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행복입니다. 부모를 잃은 어린아이가 부모를 만난 느낌이 솔직한 제 마음입니다.

그 감격이 있기 때문에 저는 현재의 이 길을 가고 있습니다. 세상 부모님을 만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을 TV로 보면서, ‘더 근본적이고 영원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세상 부모님은 그리움 때문에 만나지만, 언젠가는 또 죽음 앞에서 헤어져야 하는 운명입니다. 다시 만난 그 순간에야 다시는 헤어짐 없이, 그 동안 못한 사랑 다 할 것 같아도, 같이 살며 어찌 갈등이 없겠습니까? 그래도 그리운 사람들은 만나야지요. 그리고 마음속에 응어리진 상처들은 치유해야겠지요. 그러나 그분들이 예수님까지 꼭 만났으면 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성령님의 역사로 예수님을 만난 것만으로도 우리는 평생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해야 할 줄로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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