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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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주일

다운교회 0 326
제가 요즈음 강의를 많이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성경인물 프로파일”입니다. 성경인물에 비추어본 나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물론 세상에 인구가 63억이라면 63억 종류의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똑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선순위를 목표(결과)에 두느냐, 사람(관계)에 두느냐로 사람을 크게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주도적이서 빠른 사람인가, 반응적이어서 느린 사람인가로 나누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간단하게 조합을 해보면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으로 나뉘게 됩니다.

그리고 각 스타일 안에서도 여러 부류의 사람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저는 신중형 중에서도 완벽주의 스타일입니다. 완벽주의 스타일은 체계적이고 높은 수준으로 일하려고 노력합니다. 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에 따른 장점은 철저하고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분석적입니다. 그런데 장점에는 반드시 단점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철저한 반면에 일하는 방법에 융통성이 없을 수 있습니다.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지나치게 조심스러울 수 있습니다. 분석적인 반면에 쉽게 비판하게 되며 감사하기보다는 후회하고 부정적이 되기 쉽습니다.

제가 그렇습니다. 저는 무슨 일을 마치고 난 다음에 감사하고 신이 나기보다는 스스로 평가하고 반성하거나 다음에는 어떻게 다르게 해봐야지 하는 다짐을 할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 평가하고 다짐을 한 만큼 다른 사람의 비판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이런 사람은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말씀에는 비교적 순종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범사에 감사하라.” “항상 기뻐하라.”는 말씀에 순종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저희 부부는 두 종류의 사람이 만났습니다. 남편은,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입니다. 아내는, “항상 기뻐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두 사람의 반응이 대조적입니다. 아빠는, “숙제부터 끝내고 놀아라.”입니다. 엄마는, “어서 와, 수고 많았지?”입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아내에게 했던 말은, “애들 버릇 나빠진다.”였습니다. 아내가 저에게 하는 말은, “왜 아이들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느냐?”였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아내가 옳았던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애들은 우선 반겨주는 것이 옳을 것 같아서입니다.

제가 아내에게서 치명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늘 하던 버릇대로 제가 아내를 지적한 적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아무리 옳은 말이라 할지라도 듣기 싫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때는 아내가 매우 듣기 싫었나 봅니다. 저에게 그런 대꾸를 하는 적이 거의 없는데, 그날은 제가 아내를 매우 기분 나쁘게 만들었든지, 아니면 기분이 나빠져 있는 사람을 잘못 건드린 것 같습니다. 수년이 된 일이지만 지금도 기억이 나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당신은 지적의 은사가 있는 것 같다.”

그때에 제가 결심을 하였습니다. ‘맞다. 나도 별로 잘난 것 없는데 지적일랑 웬만큼 하자. 대신에 항상 기뻐하고 범사에 감사하는 생활 좀 하자.’ 그 이후로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할 때도 변화를 위해 기도하기보다 감사제목을 떠올리며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설교나 강의를 끝내고 단상을 내려올 때도 스스로 평가하며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하나님을 더 의지하기로 하였습니다. 추수감사 주일을 맞아, 감사를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저의 경험이 여러분에게도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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