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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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고 재미있었던 여행

이경준 목사 0 522

교회는 노회에 속해 있고, 그 위 기관을 총회라고 부릅니다. 노회 안에는 시찰들이 여럿 있어서 교회의 목사들은 그 안에 소속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경기중앙노회에 속해 있고, 그 안에 있는 네 개의 시찰 중에 동부시찰에 속해 있습니다. 이번 여행에는 동부시찰에 속한 교회의 담임목사님들 중에 몇 분만 제외하고 모두 오셨고, 11부부-21명이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 분만 목사님 혼자 오셨기 때문에 모두 21명이 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내가 너무 내 교회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았구나.’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23년 동안 담임을 해오면서 내 교회인 다운교회에만 관심을 가지고, 같은 시찰 내의 다른 교회들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동부시찰에 속한 목사님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데, 저는 시찰 모임에는 가끔 참석을 했지만, 여행을 함께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시찰 모임도, 우리 교회에 장로님을 세운다거나 무슨 특별한 목적이 있으면 참석하는 편이었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우리 교회의 2대 담임목사님을 청빙하는 행정적 절차를 원만하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여행에 함께 할 것을 계획했었습니다. 제 후임으로 오는 담임목사님의 길을 평탄케(?) 하려는 목적이 컸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여행을 함께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에 대해 매우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제 생각이‘내 교회’라는 다운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이지요. 

 

여행을 할 때에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으로 하는 것이 순수한 마음입니다. 이번 여행에 함께 하신 목사님들이 모두들 좋은 목사님들이었습니다. 아침에 여행이 시작되기 전에 버스 안에서 동부시찰을 책임지고 있는 목사님께서 매일 아침에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오늘도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화기애애한 여행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말입니다. 첫날은 그런 대로 이 말이 마음에 받아들여졌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매일 양보할 것이 뭐 그렇게 많은가?’하는 생각이 드니까, 매일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이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덕분인지 닷새를 여행하는 동안 싸움은커녕 갈등조차 한 번이 없었습니다. 마지막 날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1절을 부른 후에, 제가 대표기도를 하였습니다. 제 기도는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습니다.“주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만물 중에,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나라에는 자원도 많고 경관도 좋은 곳이 이렇게 많지만, 그러한 선물을 주신 하나님을 아직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불쌍히 여겨주시고, 또한 버스 기사와 가이드와 현지 가이드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주시옵소서.”그리고 마지막 헤어질 때에는 한국 가이드에게 ‘하나님의 선물인 영생’이라는 전도책자를 전해주었습니다.

 

너무 자기중심적인 사고의 틀에 갇혀있었던 저 자신이 부끄럽기도 하고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서, 돌아오는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였을 때에는, 모든 분이 다 나오실 때까지 서서 기다리고 있다가 인사를 드렸습니다.“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잘 따라붙겠습니다.” 하는 말도 함께 전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교회가 봄에는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세미나, 가을에는 목회자를 위한 가정교회세미나를 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복된 일입니다. 우선 다운교회라는 틀에 묶여있지 않고, 좋은 것을 다른 교회에도 나누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우리 교회의 목장들도 다시 정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습니다. 이제 평신도를 위한 가정교회세미나가 3월 31-4월 2일에 진행됩니다. 이를 위하여 40일 릴레이 금식기도로 시작된 준비를 성실하게 함께 할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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