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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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을 가지고 그러나 온유하게

다운교회 0 371
목회자들끼리 모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는 듯이 자기 집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하루는 자기 아들에게 지나가는 얘기처럼 질문을 했답니다.
“너 학교에서 점심 먹을 때 기도하니?”
그런데 그 아들이 정색을 하며, “예? 학교에서 왜 기도를 해요?” 하며 반문을 하더랍니다. 아들의 반응에 너무 놀란 아버지, 자기의 얼굴 표정을 관리하며 다시 물었답니다.
“교회 다니는 애들이 너희 반에 있을 것 아니니? 그 애들이 밥 먹을 때 기도하지 않니?”  
아들이 대답하더랍니다. “기도하는 애들 못 봤어요.”

물론 집에 와서 저도 저희 애들에게 물어보았지요. 다행히도 우리 애들은 식사 감사기도를 꼭 하고 밥을 먹는다고 하더군요. 저희 애들뿐 아니라, 우리 다운교회 자녀들은 대부분 식사 감사기도를 꼭 하고 밥을 먹을 줄로 믿습니다.

저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가정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습니다. 스무 살에 예수님을 믿게 되었는데, 저희 집에서는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게 된 것이지요. 예수님을 믿은 후에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된 문제는 식사 감사기도였습니다. 물론 더 큰 문제는 제사문제였지만, 그것은 그 후의 문제였고 일년에 몇 차례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식사 감사기도는 매일 세 번씩 있는 문제였습니다. 처음에는 가족들 앞에서 기도를 드리기가 쑥스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서 옆방에서 기도를 하고 와서 밥을 먹었습니다. 한 주일 정도 그렇게 하다가 마음에 걸려서 밥상 앞에서 기도를 했습니다만, 처음에는 시계를 들여다보는 척하며 기도를 했습니다. 얼마 후에는 얼굴을 손으로 쓰다듬으면서 기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워낙 소심한 성격이었기 때문에 그 과정을 거친 후에야 사람들 앞에서 당당하게 기도하게 되었습니다.

자녀들 중에 사람들 앞에서 멋쩍어서 아직 식사 감사기도를 하지 못하는 애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애들에게 “너는 하나님 믿는 것을 왜 부끄러워하느냐?”고 윽박지르지 마십시오. 제게 있었던 일을 우스개 소리처럼 소개를 해주어도 좋습니다. 어쨌든 시작을 하면 발전을 하게 될 테니까요. 세상에 62억의 인구가 있으면, 62억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처음부터 담대하게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다른 사람들까지 고개를 숙이라고 하면서 대표로 기도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기도를 하라고 자리를 만들어 주어도 얼굴이 발개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 번 여러분에게 말씀드린 대로 제 어릴 때의 별명은 집에서는 샌님, 학교에서는 복덕방 영감이었습니다. 하도 말을 하지 않아서 붙여진 별명입니다. 사람들 앞에 서려면 얼마나 마음이 두근거렸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하나님께 내어놓으면 하나님께서 사용하십니다. 그리고 제가 우리 애들을 키울 때에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발표하고 표현할 기회를 많이 주었습니다. 애들 앞에서 제가 먼저 발표를 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서 애들도 하고 싶도록 유도를 했지요. 애들 기질이 모두 다릅니다. 변화하는 데 걸리는 기간도 다릅니다. 반드시 해야 할 것은 확신을 가지고, 그러나 온유하게, 하나님의 사람이 되도록 자녀들을 키워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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