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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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창립기념 주일입니다.

다운교회 0 301
오늘은 우리 교회의 열세 번째 생일입니다. 아이들을 합하여 스물 댓 명이 창고로 쓰고 있던 제 사무실 옆방에서 첫 예배를 드린 것이 그리 오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새 13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때 저는 신학교 1학년 학생이었고, 제 나이는 마흔 셋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학년 2학기를 시작할 때에 우리 교회도 시작이 된 것입니다. 당시에 저와 매주 성경공부를 하던 그룹이 여덟 그룹이 있었는데, 시간상 도저히 더 이상 도울 길이 없어 교회를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단지 더 많은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고 싶고, 더 많은 사람을 영적으로 돕고 싶은 마음으로 저는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 만큼 교회 이름도 정해지지 않은 채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보에 이름을 쓰지 않을 수 없어, 우선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교회’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주보 뒤에 기도제목에 늘 올랐던 제목 하나는 “우리 교회가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아름다운 교회가 되게 해주세요.”였습니다. 얼마 후에 교인들이 모여서 교회 이름에 대하여 회의를 하였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교회’를 줄여서 ‘하함교회’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고, 점심에 가장 맛있게 먹었던 미더덕찜을 기억하며 ‘미더덕교회’로 하자는 의견까지도 있었습니다. 결국 기도제목에 나오는 말대로 ‘아름다운 교회’로 이름이 정해졌습니다.

그때가지만 해도 ‘아름다운 교회’라는 이름이 그리 흔한 이름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주위에서 같은 이름을 가진 교회가 많이 생겨서 이름을 바꾸는 것에 대한 의견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상의한 끝에, 교인들은 ‘제자다운 제자’가 되고 교회는 ‘교회다운 교회’가 되자는 의미에서 ‘다운교회’로 이름을 정하여 지금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영어표기로는 ‘다운’이라는 발음이 명확하게 나올 수 있도록 ‘DOWN’이라고 정했으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낮아지는’ 예수님의 겸손한 성품을 닮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한자로는 다운(多雲)이라 하여 ‘구름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 되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구약시대에 구름은 하나님의 임재를 뜻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던 것도 마음에 두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어떻게 시작이 되었고, 왜 다운교회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을 것 같아 옛날이야기를 다시 한 번 해드렸습니다. 사실 저는 그렇게 유명한 사람도 아닙니다. 설교를 감화력 있게 하는 능력이 있지도 않습니다. 어쨌든 뭐 내세울 것이 별로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매일 새벽기도에 나와서 제가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있습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이런 교회를 맡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우리 가운데 착한 일을 시작하신 주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날까지 이루어 주시옵소서.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13년 전 첫 예배부터 함께 해주신 분들, 거리가 먼 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함께 해주신 분들, 그리고 지금까지 마음을 같이 하여 함께 예배를 드리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까지 우리 교회를 인도해주신 하나님 앞에 드릴 감사기도 제목이 있습니다. 바로 시편 40편 5절입니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행하신 기적이 많고 우리를 향하신 주의 생각도 많도소이다. 내가 들어 말하고자 하나 주의 앞에 베풀 수도 없고 그 수를 셀 수도 없나이다.” 지난 한 해만 보아도 우리 교회에 감사한 일이 많습니다. 당회가 구성된 일, 거의 매주 새로운 가족들이 늘어난 일, 김명회 장로님 건강해지신 일, 강규형 부부에게 결혼 13년 만에 아기를 주신 일, 결혼 7년 만에 강용주 부부가 아기를 가지게 된 일, 몸이 불편한 가운데서도 감사를 잃지 않으신 성도님들. 교회 생일을 맞아 생각해보니 감사제목들이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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