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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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이사를 온 지 일 년이 되었습니다.

다운교회 0 310
일 년이 지났는데도, 저희 교회가 건물을 구입하여 합정동으로 이사를 온 것이 아직도 꿈만 같습니다. 교회의 기획팀들과 주일예배를 마치고 현장을 와본 일, 수요일 저녁예배에 임시제직회의를 한 일, 그리고 바로 금요일에 입찰에 들어간 일. 신문에서 공매광고를 보고 일 주일 만에 이루어진 일들이었습니다.

그 후에도 신축을 할 것인가, 리모델링을 할 것인가 여러 차례 논의를 하였습니다. 결국은 여러 상황들을 고려하여 리모델링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아무리 공매로 구입하는 건물이지만 구입비만 18억 원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인간적으로는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성과 상식에 매여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지 않을 수는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실제로 우리의 이성과 상식을 넘어서 역사해 주셨습니다. 여러 도움의 손길들을 통해서 우선 소유권 이전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셨고, 비교적 낮은 이율로 은행융자를 받게 해주셨습니다. 신설동에서 교회가 소유하고 있었던 것들로 순탄하게 매각이 이루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일은 이 일에 성도들 모두가 함께 해주신 것이었습니다. 마음을 같이 할 뿐만 아니라 ‘힘에 지나도록’ 헌금해주신 성도 여러분들에게 지금도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 풍성한 대로” 여러분의 모든 쓸 것을 채워주실 줄로 믿고 기도를 드립니다.

교회가 이사를 하기 이전에 저희 집도 교회 앞으로 이전을 하였습니다. 거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교회 전경을 보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감사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지금도 교회를 쳐다볼 때마다 여전히 꿈만 같이 생각되어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그 동안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역사를 하나하나 되새겨 봅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일 중의 하나는 5월 31일 지방선거 때 우리 교회가 투표장소로 사용된 점입니다. 어느 날 제 휴대폰에 동사무소 직원으로부터 온 전화가 녹음이 되어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선입관을 가지고 무언가 귀찮은 일일 것으로 짐작을 하고 동사무소로 전화 걸기를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전화를 해달라는 부탁을 그냥 무시할 수 없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웬 은혜입니까? 우리 교회를 투표장소로 사용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투표 당일에 3,500명 투표권자 중에 1,500명이 우리 교회를 다녀갔습니다. 어느 광고를 가지고도 이루기 어려운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투표하러 오신 분들에게 새벽부터 저녁까지 빵과 커피를 대접하는 지혜도 주셨습니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뛰는 것 같습니다. 금년 말 대통령 선거가 기다려질 정도입니다. 후에 우리 교회 예배에 스스로 오셔서 처음 참석하신 분들 중에, 투표 때 와보셨다는 분이 가장 많습니다.

일 년 동안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부서별로 공간이 따로 마련된 것이 좋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우리 마당이 있는 것도 좋습니다. 조그만 장독대를 만들어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도 좋습니다. 결혼식 장소를 구하기 어려운 어느 선교회 간사에게 장소를 제공해줄 수 있었던 것도 좋았습니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시간 외에 교회가 계속 사용되는 것도 좋습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도 심히 좋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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