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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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교인은 영원한 교인

다운교회 0 327
지난 화요일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사회복지사 300여 명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점심식사 직후에 강의가 있었기 때문에 안전하게 일찍 도착하여 그분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였습니다. 목포에는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 재단에서 운영하는 하당노인복지관이 있어서 그곳 직원들도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하당노인복지관의 관장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해남의 땅 끝이라는 곳을 가보았느냐는 질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해남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당산동 시절부터 신설동 시절까지 오랫동안 교회에 계셨던 김병희 장로님과 김정죽 권사님 생각이 났습니다. 언젠가는 심방을 한번 가고 싶은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해남의 땅 끝이라면 우리나라 육지의 최 하단에 있는 곳이므로 단순히 ‘먼 곳’이라는 이미지만 가지고 있었는데, 목포에서 한 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가고 싶은 곳이었기 때문에 결단을 내리고 강의가 끝난 후에 출발을 하였습니다. 가는 길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마침 두 분 모두 댁에 계셨습니다. 더구나 그분들 댁은 해남보다 가까운 강진에 있었습니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마트를 들러 과일을 사가지고 들뜬 마음으로 길을 재촉했습니다.

장로님께서 일부러 차를 몰고 장로님 댁에서 제법 먼 곳까지 나오셔서 길목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병원에 다니셨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에 몸이 불편하신 줄 알고 있었는데, 차까지 몰고 오셔서 길목을 지키고 서계신 모습이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장로님께서 앞장을 서시고 제가 탄 차는 그 뒤를 따라갔습니다. 두 분을 댁에서 만나면서 얼마나 반가운지 한 분씩 그대로 껴안았습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두 분에게 큰 절은 올렸는데, 함께 기도하는 것도 잊을 정도였습니다. 그 바람에 나중에 더 뜨겁게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다운교회 식구들은 “한 번 교인은 영원한 교인”이었습니다. 서로 안부들을 물으며 옛날 얘기와 최근의 소식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나눈 시간들을 생각하면, 목회서신을 쓰는 이 시간도 마음이 설렙니다. 그 동안도 우리 교인과 통화를 하며 서로 소식을 나누어서 두 분은 우리 교회 소식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며칠 머물면서 앞마당과 뒤뜰을 정리해드리고 싶었지만 그만한 여유를 가지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우리 성도들 중에 가족들이 일부러 휴가를 내어 며칠 머물다 오시면 좋겠습니다.

두 분이 살고 계신 댁에는 유치원에 다니는 손자가 하나 있었고, 마침 서울에서 다니러 오신 권사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종이접기와 팔랑개비를 만들어주며 친해진 아이는 프로펠러까지 만들어 달라고 졸라댔습니다. 마루 밑에 잔뜩 있는 대나무를 깎아서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그 다음날 아침 약속 때문에 부득이 전날 저녁 기차시간에 맞춰 목포역에 도착해야 하는 마음이 분주하기만 했습니다. 결국은 다음에 만들어주기로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을 하고는 집을 나섰습니다.

그래도 전날 만들어놓으셨다며 내놓으신 보신탕 두 그릇을 해치우는 저의 모습이 흐뭇하셨던 것 같습니다. 부엌 한 쪽에서 전어를 구워주신 장로님의 정성스러운 모습도 여간해서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사 온 우리 교회를 한번은 와보고 싶으시다는 두 분의 바람이 속히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교인은 영원한 교인”입니다. 두 분을 꼭 기억하며 기도하시고,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 방문을 하시면 제 기분을 더 잘 이해하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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