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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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정말 신나는 날이었습니다

다운교회 0 306
우리가 기도하고 준비해 왔던 대로 지난 수요일은 지방자치제 선거 날이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기도했던 대로 주민 1,800명 정도가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그분들은 모두 우리 교회 1층에 있는 카페를 이쪽 문으로 들어가 저쪽 문으로 나오신 분들입니다. 아마 투표하면서 그런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투표를 끝내고 출구로 나오자마자 빵과 차를 대접받으신 적은 없을 것입니다.

김명회 장로님은 요즈음 새벽기도에 꼭 참석하고 계십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기도회를 마치신 후에 앞치마를 두르시고 투표장에 오신 분들을 섬겨주셨습니다. 특히 새벽에 나오신 분들은 등산복 차림이나 사이클링 복장으로 나오신 분들이거나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장로님께서 섬기시는 모습이 더욱 안성맞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침부터 투표가 끝나는 시간까지 우리 청년들이 교대로 섬김이로 수고를 해주었습니다.

투표 장소의 모습은 이러했습니다. 투표를 하기 위해 교회 문을 들어서는 분들은 바로 우리 교인들의 환영과 아울러 투표장소 안내를 받습니다. 그리고 투표장에서 나오시는 분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빵과 차를 대접하는 청년들을 만나게 됩니다. 조금은 의아하지만 교회 마당에서 차려진 야외 레스토랑 테이블에 앉아 환담을 나누고 있는 분위기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습니다. 동사무소에서 나누어주는 빵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투표장으로 쓰이는 교회에서 빵과 차를 대접하는 교회는 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이 일을 위하여 선거 이틀 전에 강환구 집사님께서 교회 간판과 십자가를 멋있게 설치해 놓으셨습니다. 이제는 혹시 이상한 교회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현관 위에 있는 간판에는 “대한예수교 장로회”라고 교단도 분명히 적어놓았습니다. 투표장을 나서는 분들에게는 6월 10일과 24일에 있을 세미나 광고 팸플릿과 전도용 티슈도 나누어 드렸습니다. 손으로 꼽을 수 있는 몇 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분 좋게 받아가셨습니다.

투표하러 오셨던 분들에게서 칭찬도 많이 들었습니다. “교회가 들어서서 참 좋아졌다.”는 말이 제일 기분 좋은 말이었습니다. 수요예배와 새벽기도회는 가까우니까 우리 교회에 나오시겠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수요예배에 동네분이 몇 분 함께 하셨습니다. “깨끗해졌다.” “애들이 놀 수 있도록 마당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 이 동네에 사시는 이재철 목사님 부부와 신학교 교수님도 투표하러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주고 가셨고, 선교단체 직원들이 단체로 다녀가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우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고린도전서 9:19입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모처럼의 공휴일에 개인적으로 또는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 자유를 투자하여 많은 사람들을 섬기는 일을 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주님께로 인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날은 정말 신나는 날이었습니다. 게다가 기대하지도 않았던 일도 있었습니다. 투표 장소로 사용한 비용 20만 원가량이 동사무소에서 나왔고, 투표함을 운송해 준 비용으로 6만 원가량도 나왔습니다. 박재균 목사님을 비롯한 교역자 여러분, 점심에는 맛있는 육개장으로 우리들을 대접해 주신 곽태순 집사님과 여러분, 섬김이를 하신 청년부와 이천화 장로님 가족과 성도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이렇게 신나는 날을 자주 만들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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