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이경준목사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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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일은 추수감사 주일입니다.

이경준목사 0 226

여름에는 집 뒤에 있는 텃밭에 몇 가지 작물들을 심어 보았습니다. 상추, 옥수수, 방울토마토, , 고추, 호박, 그리고 마지막으로 배추를 심었습니다. 그래서 얼마 동안은 상추를 사지 않고 텃밭에서 뜯어다 먹었고, 방울토마토는 거의 매일 따다 먹었습니다. 박 넝쿨에는 예쁜 박이 제법 달려서 그 중에 제일 실한 박은 반을 쪼개어 속을 파내고 뜨거운 물에 삶아서 바가지를 만들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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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여유 있고 재미있게 사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물론 열매를 따먹는 재미는 있습니다. 방울토마토가 방울방울 달려있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합니다. 갓 따온 호박잎을 살짝 삶아서 데쳐 먹으면 단 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상추 잎사귀를 따다 먹으면 시장에서 사온 것과는 달리 싱싱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약수터에 놓여있는 조롱박으로 물을 받아먹은 적은 있어도, 내가 직접 조롱박을 만들어 보기는 처음입니다.

 

그런데 그런 재미를 맛보기까지 힘들었던 경험 몇 가지만 얘기해 볼까요? 그래도 곡괭이질을 하고 삽으로 땅을 파 재끼는 것은 쉬운 편이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상추 모종 30개를 심으면서 허리가 끊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최근에 배추 60포기의 모종을 심으면서, 나는 농사 체질이 아니라는 생각을 몇 번이나 했는지도 모릅니다. 배추 모종 몇 개를 심으면서, 저는 밑천이나 나올까 하는 계산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비료를 제대로 준 적도 없는데, 김장까지는 아니어도 김치 한 번 담을 수 있을 만큼 자라고 있는 배추를 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할머니를 따라 오이 밭에 나가 오이를 따오고, 가을이면 배추를 나르느라고 리어커 뒤를 밀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른 새벽이슬에 바짓가랑이를 적시기도 하고, 짧은 바지를 입고 나갔다가 돼지풀에 쓸려서 종아리에 핏자국이 생긴 적도 여러 번이었습니다. 그 후로 밭에 심긴 작물들을 거두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동일한 생각은, ‘농부들 참 고생 많다.’입니다. 심고 거두는 일뿐 아니라, 하늘을 쳐다보며 가슴 졸이며 비를 기다리거나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적은 얼마나 많겠습니까? 사실 추수감사절이라는 말은 그런 분들에게 어울리고 실감나는 말일 것입니다.

 

추수감사는 아니어도 도심지에 사는 사람도 감사할 일은 많습니다.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네 손으로 일한 만큼 네가 먹으니, 이것이 복이요, 은혜이다.”(시편 128:2)입니다. 세상에 위험한 일들은 얼마나 많습니까? 자동차 사고의 위험, 악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위험, 온갖 질병들,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내가 건강하게 살아있다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는 고백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 세상 나그네 길을 마치고 났을 때 천국에 본향집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릅니다.

 

어느 새 금년도 한 달 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가만히 눈을 감고 한 해를 돌아보십시오. 감사한 일, 즐거웠던 일들을 기억해 보십시오. 그리고 우리 하나님 앞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물을 바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금년 추수감사절에는 특별히 교회 분가를 위한 보증금 5천만 원과 인테리어 비용 2천만 원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많이 가진 사람이 꼭 넉넉한 마음을 가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사람이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금년 추수감사절에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내가 하늘 문을 열고서, 너희가 쌓을 곳이 없도록 복을 붓지 않나 보아라.”(말라기 3:10) 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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